김동인 현진건 이광수 나도향 최서해 김유정 빠른리뷰

 

 

 

빠른 리뷰 들어간다.

이 번 포스팅은 반말이다.

갑자기 왜 지랄이냐고? 모르겠다.

뭔가 반항하고 싶은 기분이라 그렇다.

 

사실 단편은 크게 리뷰할 게 없다. 

 

그래서 빨리빨리 치고 들어간다. 

 

김동인 - 감자

 

복녀의 개같은 삶.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한가. 혹은 인간답게 사는 게 중요한가.

결국 육체적 쾌락에 굴복하고만 복녀, 결국 남자가 문제다. 남자가 다 배려 놓는다.



김동인 - 발가락이 닮았다.

씨 없는 남자의 기구한 인생. 해학의 극치. 

 

김동인 소설은 뭔가 가독성이 좋다.

내용도 가볍고 문체도 가볍다. 술술 잘 읽혀서 좋다.



현진건 - 빈처 , 운수 좋은 날

근데 이 시대 작가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상당히 자전적인 소설이 많다.

 

주인공들도 거의 비슷비슷하고 서사도 거의 비슷하다.

한량 같은 놈들이 마누라가 벌어오는 돈으로 빌어먹고 사는 인생을 많이 그린다.

 

실제로 그랬겠지. 글로 밥 벌어 먹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나도 안다.

아무튼 지금 시대에서 보면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빈처의 주인공은 병신같이 게으른 주제에 자존심은 있어서 막노동은 나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빈처에게 끝 없는 동정을 느낀다.

최근에 와닿았던 앤드류 테이트의 말이 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한 시간 운동한다. 기분이 별로거나 아무리 몸 상태가 좆같아도 한다. 그냥 한다 무조건 한다. 나약한 놈들은 변명이나 지껄이면서 안한다."

나약하게 살기 싫다. 그건 더 이상 남자가 아니니까. 아주 혐오스러운 주인공이다.

 

운수 좋은 날은 모두가 아는 얘기라 굳이 리뷰 안함

 

어차피 한 마디로 정리된다.

설렁탕을 사다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사실상 한국 소설계 goat 명대사가 아닐까.



이광수 - 무명

다 두렵고 무서워서 그러는 것이다.

우리가 타인을 욕하고, 때리고, 폭식하고, 게으르게 살고, 지나칠만큼 색욕을 밝히고, 섹스하고...

 

그 이외에도 온갖 인간같지 않은, 그러니까 교양없이 함부로 천한 행동을 일삼는 기저에는 어떤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 처지가 외롭고, 또 막연한 미래를 소화할 자신도 없어서 그저 두려워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산다는 건 두려운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로 끊임없이 내 자신을 내던지고는 결국 어떻게 내가 구부러지고, 휘어지고, 망가질지 몰라서 두려움에 벌벌 떠는 것이야 말로 살아간다는 말의 본질이다.


작가는 감방안에서 병들어 있는 죄수들, 특히 정신적으로 망가져 있는 죄수들을 담담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이 얘기를 어떻게 느끼는 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마 비슷하게 느끼는 어떤 결 한 가지는 아마 더러움과, 외로움과, 두려움일 것이다.


우리 역시 모두 그러하다 누군가를 거세게 끌어 안고 싶어서 발버둥친다.

그것을 무엇으로 표현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놈의 똥통 똥통 가래침 주전자 결핵 놋그릇과 며루치 그리고 지리가미, 그리고 다시 똥통.

 

무거운 주제임에도 담담한 문체라 잘 읽히는 단편이었다.



나도향 - 물레방아


참으로 기분 더러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그나저나 한국의 고전이라함은 거의 항상 이런 여성상만을 보여 준다.

 

아마 고전을 읽는 여성들 백이면 백 분통이 터지지 않을까.

나이를 먹고서 나도 여성적이게 변한 건가? 테스토스테론이 좀 덜 나오나?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다.

이래서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페미니즘에 빠지는 건가 싶기도 하다.



최서해 - 홍염

마누라와 자식을 전부 잃은 남자의 복수 액션 활극!

뭐든지 적당히 해야된다 뭐든지.

쥐에게 도망칠 곳을 남겨 놓지 않으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룡녜야 룡녜야... 어데갔우?

 

북방계 사투리가 섞여서 읽기는 힘들지만 스토리 라인이 단순해서 읽는데 무리는 없다.


김유정 동백꽃

미안하다 사실 이거 리뷰하려고 지금까지 어그로 끌었다.


주인공이랑 점순이 알콩달콩 ㄹㅇ실화냐? 진짜 세계관 최강급의 러브라인이다...

진짜 점순이는 전설이다... 감자를 건네 줄 때의 그 새침함과 눈물을 글썽일 때의 그 사랑스러움...


근데 이 작가, 평생 우울한 생애를 보냈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어떻게 이렇게 밝은 소설을 쓸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건 한 10번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츤데레 점순이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짧지만 아주 강렬한 이야기.

주인공과 점순이의 행동 하나하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주 주옥같다.


평소 로맨스물을 안보는데도 연애 감정을 들끓게 만든다.

근데 이거 누가 단편 애니로 안만드나?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점순이. 그야 말로 카와이하고 츤데레한 여주의 정석

문체와 배경이 옛날이라 그렇지 현대식으로 썼으면 사실상 라이트 노벨 1위는 따놓은 당상이다.

웅장하고 가슴이 벅차다. 꼭 봐라 두 번 봐라.



김유정 - 만무방

역시 이 작가는 캐릭터를 잘 뽑는다.

응칠이? 사실상 시대의 의협이요 그 시대의 관운장 아니겠는가. 물론 씨팔놈이지만...

그야말로 쾌남, 상남자의 정석.

모든 걸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간 놈이 세속에 얽매인 놈들 비웃는 모습에서 해학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는 역시 한국식 신파극.

뭐 시대가 시대니 어쩔 수 없다.

이런 거 말고 동백꽃 속편이나 내줬으면 싶다. 웹소설 형식으로 하루 한 편 써주면 안되나?

점순이가 보고 싶다. 점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