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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초한지 - 고우영

by 공자- 2023.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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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진 아님.

 

총 8권 짜리 고우영의 초한지다.

 

사실 옛날에 다 읽었는데 어느 날 책장에서 눈에 띄길래 무심코 다시 꺼내 들었다. 

 

결과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 만에 다 읽었다. 

 

고우영 만화의 흡입력은 정말 레전드가 아닐 수 없다..

 

 

일단 옛날 향수 물씬 느껴지는 제목.

 

일명 틀딱 픽이라고 보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게다가 초한지니 삼국지니... 따지고 보면 사실 전부 역사책 아닌가.

이름 만으로도 딱딱하고 재미없는 역사서 같은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자신하건데 그 어떤 스토리보다 재밌다.

 

정확하게 말하면 남자라면 가슴 웅장해지지 않을 수 없다.

 

사나이라면 도파민이 줄줄 흘러나오는, 일종의 정신적인 섹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 자신한다.

 

삼국지건 초한지건 열국지건 중국의 역사를 아예 모르고 봐도 상관은 없다.

 

이야기 자체로도 순수재미가 충분하다.

 

다만 좀 더 재밌게 즐기려면 정말 대략적인 중국의 역사를 파악하면 좀 더 재밌다.

 

재미.

 

결국 책을 읽는 소기의 목적이란 재미가 가장 우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말을 인용해서 말장난을 했다. 

 

하지만 완전 의미없는 말은 아니다.

 

실제로 나는 책의 첫 번째 존재 이유가 재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했습니다.)

 

재미 없는 글은 읽을 가치가 없다. 만화도 마찬가지고. 드라마도 영화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을 했으나 굳이 적지는 않겠다.

 

이 블로그는 내 깊은 사유를 담기엔 너무 초라한 곳이당. 헤헤 ^ㅗ^ (넝담 ㅋ.ㅋ)

 

 

아무튼 중국 역사를 대강이나마 알고 읽는 것은...

 

마치 침착맨의 삼국지 유튜브를 더 재밌게 듣기 위해 삼국지를 읽는 것과 비슷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재미를 위해 배경지식을 쌓는...

 

마치 더 큰 오르가즘을 위해 끈적하고 밀도 높은 애무를 하는 것과 같은...

 

나야 개략적인 역사를 다 알고 있지만 굳이 적지는 않겠다.

(중국 역사? 썰 하나만 풀어도 한 시간이다.)

 

그보다 쓰면 쓸수록 리뷰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책과 작가를 소개하고 느낀 점을 적어야 하나?

 

아니, 내 맘대로 할 거다.

 

그래서 뭐? 내 맘대로 한다고 해서 니가 뭘 할 수 있는데 ㅋㅋ

 

사실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역발산 기개새 항우와 인덕의 유방. 그야말로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고우영의 초한지를 전부 본 사람은 사실 진정한 주인공은 항우도 유방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사실 이거 말하려고 여태 어그로 끌었다.

 

유방이 그렇게 개새끼 같은 짓을 해도 넘기는 대인배 장자방 성니뮤ㅠㅠ

 

초한지의 주인공은 장량, 즉 장자방이다. 그리고 유방은 개새끼다. ㅇㅈ? ㅇㅇㅈ.

 

장자방... 그야말로 지략의 신. 계략의 신. 세상의 이치를 파악한 절대자. 슈퍼 먼치킨. 실로 가슴이 웅장해진다.

 

심지어는 한신과 다르게 권력 욕심도 없다. 그야말로 신선의 포지션. (사실 말기에 한신 목 날아가는 거 보고 그랬을수도 있음.)

 

초한지의 가장 재밌는 부분은 유방과 항우의 전투가 아니다.

 

이 거대한 이야기는 사실 한신과 서희의 러브 스토리를 위해서 존재한다.

(이 때 눈물 찔끔 흘렸다. 둘의 러브 스토리는 전설이고 레전드다.)

 

그리고 장자방 이 미친놈이 도대체 어디까지 앞을 내다보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시 말하지만 장자방은 신이다. 모든 것을 꿰뚫고 계신다.

 

술 처먹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문득 리뷰의 본질에 대해서 떠올랐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리뷰는, 독후감은 결국 공감을 바라며 쓰는 글이다~ 라는 것.

 

추천을 왜 할까. 내가 재밌게 봤으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

 

결국 추천을 한다는 건 은연중에 자신이 작품을 보며 느꼈던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서다.

 

반박 가능? 절대 불가능.

 

아무튼 너무 재밌어서 하루 만에 다 읽은 시리즈다.

 

가장 좋았던 건 고우영이라는 작가 특유의 아재스러운 개그들.

 

다음으로는 중간중간 숨길 수 없는 미려한 그림 솜씨들.

 

솔직하게 고백해서 나는 예전에 취미로 그림을 그렸던 적이 있다.

 

토가시가 되고 싶었지만 그냥 가시걸려서 토한 놈이 돼버렸다.

 

그래도 남은 건 있다. 보는 눈.

 

선만 척 봐도 작가의 솜씨를 알겠더라.

 

글도 마찬가지다. 몇 백 만자를 써보니 그제야 알겠더라. 어떤 글이 진국인지.

 

뭐 각설하고.

 

고우영식 개그가 가장 좋았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 요즘 트렌드로 보면.

 

정확히는 pc주의에 물든 문단이나 대학가의 분위기를 보면 고우영의 작품은 매도당하기 딱 좋다.

 

저질스러운 농담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참고로 본인 고우영 삼국지,초한지,십팔사략 다 봄 ㅋ)

 

성문을 보지에 비유해서 열리니 마니 한다거나, 색욕에 미친 왕들 주위로 민망한 자세의 여자들을 그려 넣는다거나. 뭐 아무튼 많이 나온다.

 

남자라면 누구나 웃을 수 있는 농담이지만 여자는 모르겠다. 내가 여자가 아니니까.

 

술 취해서 자러가야 해서 리뷰 끝낸다.

 

두 줄 요약


1. 술술 읽히는 전개감 빠른 만화니까 부담없이 읽어보자.

2. 중국 역사 알고 읽으면 더 재밌다. 물론 모르고 읽어도 재밌음

 

별점 ★★★★☆

 

한줄 평

 

"사실상 중국의 지략가 중 올타임 레전드는 제갈량이 아닌 장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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