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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죽이고 싶은 아이 - 이꽃님

by 공자-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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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감성 보소....

솔직히 말하면 난 가리지 않고 다 읽고 다 본다. 

 

아주 유치뽕짝 라이트노벨이나 웹소설부터, 전문 철학 서적까지 다 본다. 

 

나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단어를 보지 않으면 혹은 새로운 문장을 보지 않으면,

 

더 나아가서 새로운 글을 읽지 않으면 머리가 굳는다고 생각한다. 

어휘는 사고의 바탕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언어와 어휘는 새장이고, 사고는 그 안에 갇힌 새다. 

 

새가 닫힌 새장을 벗어나지 못하 듯, 사고는 언어의 범주 안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왜 그런지는 이 포스팅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gongja.tistory.com/18)

 

 

척척이들도 일상 생활을 한번 떠올려보기 바란다. 

 

장담컨데 하루에 쓰는 어휘는 고작해야 100개 정도, 단어는 500개가 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마왕을 토벌한 뒤 우연찮게 TS당한 여자 용사의 후회 집착 피폐 역하렘물을 본다.

 

뭐 잡설은 생략하고, 다 보긴 하는데... 그래도 사람인지라 섣불리 손이 가지 않는 장르들이 있긴 하다. 

 

너무 단내만 풀풀 풍기는 로맨스 물이나, 혹은 아동용, 청소년용 소설이다. 

 

아동도 아니고 청소년도 아니니 뒤의 두 가지는 그냥 범주에서 빼면 되지 않냐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래도 동화나 청소년 문학만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읽는다. 

 

다양한 경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옛말에도 귀여운 자식은 여행을 보내라고 했다. 그게 바로 그런 의미다.

 

이런 류의 소설은 가벼운 문체고, 형이상학적인 것을 깊게 다루진 않으니 술술 읽혀서 좋다는 장점도 있다.

근데 주인장 이 시발놈이 책 리뷰래서 들어왔더니, 왜 갑자기 신변잡기적 얘기나 하고 앉아 있지?

 

미안하다. 원래 TMI가 좀 많다. 

 

근데 리뷰와 전혀 상관도 없고 연관도 없는 TMI는 안 한다. 

 

그러니 척척이들아. 주인장을 믿고 끝까지 읽어라.



(구분선 이렇게 쓰니까 눈 세 개 달린 괴물같다. 지금 너무 마셔서 환각이 보이는 건가?)



-죽이고 싶은 아이

 

앞에서 왜 주구장창 헛소리를 늘어 놓았느냐? 

 

이 책이 청소년 문학이라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어서였다. 

 

물론 이런 빌드업은 사실 요새 트렌드에 맞지 않다. 

 

항상 두괄식으로, 선 세 줄 요약이 기본인 시대니까.

 

기승전결은 옛말이지만 어찌 됐든 나는 그렇게 한다. 나는 옛날 사람이니까...ㅠ

 

거북했으니 거북이짤.

 

아무튼 책의 중반까지 읽기 좀 거북했다.

 

결코 나쁜 책이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나 책 좀 읽었다! 하는 척척이들은 공감할지 모르겠는데, 

 

여성 작가가 청소년 문학을 쓰는 경우, 심리 묘사나 대화에서 왠지 모를 풋내가 느껴지곤 한다.

 

뭐라 정확하게 말하긴 어려운데 이상하게 어딘가 간지럽고, 어색하고, 오그라드는 그런 분위기랄까.

 

왜 그런지 모르겠다. 다른 청소년용 소설은 딱히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이 책은 유독 그랬다.

 

가만 생각해보니 작품 내에서 시점이나 인칭이 홱홱 바뀌는 게 한몫한 것 같다.

 

이건 나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근데 우리 때는 그렇게 배웠다.

 

1인칭은 무조건 1인칭! 3인칭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물론 글을 쓴지 꽤 지난 지금에서는 이게 얼마나 개소리인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왠지 거북하다. 이래서 습관이란 무서운 법이다.

 

예를 들면 A를 서술할 때. '나는 머리가 아파왔다. A는 책상에 엎드렸다.' 이런 식의 인칭 변환들이 좀 거북했다.

 

아마 요새 고전만 계속 읽은 탓도 있는 것 같다. 

 

나, 설마 문학적 꼰대가 돼버렸나?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한달 동안 찐득한 야설 보기 특훈으로 머리를 말랑하게 만들 수밖에.

잡담은 집어 치우고 말하자면 전반적으로 참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특히 후반부의 몰입감이 좋았다. 

 

가만 생각해보면 실제로 어떤 큰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든가, 전개가 슥슥 재빠르게 진행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거의 못느꼈다.

 

이 부분은 작가의 재량이고 필력인 것 같다. 

 

지극히 구어적인 대사로 진행되는 대화나 인터뷰가 적절하게 배치 되어서 몰입을 도와준다.

 

연출은 뭐 사실 공간 이동이 거의 없는 소설이다 보니 애초에 특출나게 할 수는 없다.

 

스토리 자체는 꽤나 진부한 편이다. 

 

근데 상관없다. 어차피 세상 모든 이야기는 진부하다. 

 

엄마를 찾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공룡이면 아기공룡 둘리가 되는 거고, 우주로 가면 은하철도 999가 되는 법이다.

 

뭐든 베리에이션이 중요하다. 짬뽕이 맛있는 이유도 거기 있다.

 

진부한 스토리를 재밌게 풀어내는 게 작가의 역할이고 말이다.

 

하... 한번만 읽어 줘!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지인이 하도 읽어 보라고 졸랐기 때문이다.

 

나는 타인이 감명 깊게 읽거나 본 작품은 보통 다 보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이거 봐라 저거 봐라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런 게 진짜 TMI다.)

 

아무튼 그 친구는 "너는 네가 하지도 않은 일로 세상 모든 사람의 비난을 받게 되면 어떻게 할래?" 라고 물꼬를 틀며 이 책을 추천했다.

(잘 지내니 ㅁㄹ야? 살아 있니? 가끔 그립구나. 그리고 가끔 그립다는 말은 대부분은 그립지 않다는 말이다 알지?)

 

내 대답은 "해명해야지 필사적으로." 였다. 

 

소설을 전부 읽은 후에도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아 적고 보니 답답한 이유가 주인공의 행동이나 말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공감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여자 아이들의 경우 흥미 진진하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 

 

끗-

 

죽이고 싶은 아이 ★★☆☆☆

 

한줄 평 "네가 카리나나 차은우가 아닌 이상에야 입꾹닫하면 아무도 네게 공감해주지 않는다."

 

3줄 요약

 

1. 청소년 문학은 항상 어떤 풋내가 난다.

 

2. 그 점이 좋을 때도 있고, 그리 내키지 않을 때도 있다.

 

3. 주인공 답답하다. 근데 오히려 그 점이 잘 쓴 작품이라는 방증이다. 아, 나는 작가에게 감정을 지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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