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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김동리, 황순원, 오영수 빠른 리뷰

by 공자-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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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리뷰 들어간다.

빠른 리뷰는 리뷰할 시간도 부족하다.

 

그러니까 이번 포스팅 역시 반말체로 간다.

 


김동리 - 황토기, 까치 소리


 

-황토기

 

스토리 자체는 재밌고 박진감 넘친다.

 

다만 필력 부족이 아닌가...(어? 내가 동리 형님께 이런 얘기 해도 되나?)

 

뭐 필력인지 번역 문제인지 내가 어린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한국 고전 문학은 정말 웬만큼 다 봤는데도 가독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그리고 사건은 계속 자극적으로 벌어지는데 주인공 심리 묘사가 너무 적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심리 묘사나, 사물 묘사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너무 없으면 등장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이 힘들어 진다.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면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낯선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물론 작가가 유추하라고 일부러 생략한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나는 그렇게 느꼈다는 말이다. 헤헤...

 

 

-까치

 

혹시 이 당시에 이런 문체가 유행이었나? 

 

그러니까 서술 후에 괄호로 부연 서술을 하는 것 말이다.(알고 있는 사람?)

 

그러니까 문체 자체가(이 시대의) 소설의(김동리의 까치라는) 몰입감을(소설에 대한) 상당히 해치는 느낌이다. 

 

역시 스토리 자체는(작가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부모를 죽인다든가(물론 마음일 뿐이지만) 섹스 후 상대 여성 목을 조르는(정확히 서술 안됐던 걸로 기억. 죽였을까?)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들이다.(당시 시대상을 생각해보자면)

 

와 도저히 이런 식으로 못 적겠다.

 

작가는 어떻게 소설 내내 이렇게 적었을까.

 

잠시 흉내만 냈을 뿐인데 벌써 힘들어진다.(비난 아님)

 

아무튼 내용은 자극적이다.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내가 이렇게 느낄 정도니까 당시 사회에서는 오죽 했을까. (근데 영숙이 이쁨? 작가 형님 제발 묘사 좀...)

 

황토기와 다르게 심리 묘사는 꽤 해 놓았다. 감정 이입은 가능하다.

 

다만 시대가 다른 만큼 작중 인물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황순원 -  소나기, 비바리


-소나기

 

말할 필요가 있나 싶다. 내가 동백꽃 다음으로 치는 최고의 고전이다. 그야말로 GOAT다.

 

여우와 곰의 알콩달콩한 이야기에 절로 흐뭇해진다.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는다. 

 

작가의 문체가 아주 간결하고 덤덤해서 더 쌉싸름하고 달콤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여러번 읽었고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이 작가, 정말 글을 잘 쓴다. 

 

특히 묘사하는 방식, 비유하는 방식이 그렇다.

 

비유의 정석이라 생각하는데, 이 작가는 인물의 감정을 그대로 묘사하지 않고 말이나 행동을 통해 너무너무 잘 나타낸다.

 

이른바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차이라는 것이다.

 

소녀는 소년이 좋았다. 라고 하는 것이 말하기 방식이라면.

 

소녀는 얼굴을 붉힌 채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듯 몸을 베베꼬며 소년을 바라봤다.

 

라고 묘사하는 것이 보여주기 방식이다. 

 

아니면 말고. 나도 따로 배운적은 없다.

 

다시 글 얘기로 넘어가자. 

 

소설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하여간 그 기집애,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다.

 

스토리를 보자면 매우 단순하지만 단순하면서 이토록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니...

 

바로 그게 필력이고 작가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작가로서 존경스러워 진다. 

 

심지어 이건 1953작인데도 불구하고, 그 후 몇십 년 뒤 작들보다 문체가 말도 안되게 세련되어 있다.

 

혹시 번역의 문제인가? 모르겠다. 아시는 분 답변 좀.

 

 

-비바리

 

소나기가 소년 소녀의 얘기라면 이쪽은 좀 더 성숙한 남녀의 얘기다. 

 

그나저나 이 작가는 비극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모든 이야기의 끝이 씁쓸하고 아릿하게 저려온다.

 

읽는 도중에 비바리가 세이렌이나 인어공주에서 영감을 받았을 거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특히 가장 좋았던 연출은 비바리가 입에 낚시 바늘을 거는 장면. 

 

세이렌이 뱃사람을 유혹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황홀한 연출이었다.

 

근데 소나기도 그렇고 왜 이 시기의 소설을 보면 남성은 죄다 수동적일까. 

 

오히려 여자보다 훨씬 부끄러움이 많다. 

 

남성성을 선호하고 강조하던 시대에서조차 이랬다니.

 

사실은 남자가 얌전하고 여성이 발랄한 것이 남녀의 본성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여러번 말하지만 이 작가는 필력이 좋다.

 

뻔한 상황도 재밌고, 때론 몽환적으로 그려내는 힘이 있다. 역시 그게 필력이겠지.

 

간결한 문체. 다만 제주도 풍경 묘사는 좀 지루했다.

 

 


오영수- 갯마을


-갯마을

 

어라라? 별 기대 안하고 봤는데 웬걸? 상당한 수작.

 

남자 작가가 여성 일변의 서술을 함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아닌가? 내가 남자라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는 건가? 혹시 읽어본 여성분?

 

그나저나 이 작가 묘사가 참 시원시원하다.

 

한국 고전 중에서 이렇게 시원한 전개와 시원~한 묘사는 참 보기 힘들다.

 

보통 한국 고전 문학이라고 하면 내 생각에는 그렇다.

 

정말 쓰잘데기 없는 한자어를 마구 쓰고 또 병기하고, 온갖 형이상학적 표현을 풍경 묘사나 심리 묘사에 덕지덕지 처 발라 놓는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돌 던지지 마세요.

 

근데 이 소설엔 그런 게 없다. 

 

묘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아주 간결하고 직접적인 묘사만 있다. 그래서 머릿속에 그냥 휙휙 그려진다.

 

글을 써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것도 필력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소설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지만...

 

나는 고생하는 여자들만 보면 참을 수 없는 애처로운 감정들이 불쑥불쑥 솟아 오르곤 한다.

 

내부의 어떤 말할 수도 없는 부분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달까.

 

잡설은 그만하고 소설이나 요약하자.

 

바다는 우리를 낳았다. 바다는 우리의 어머니다.

 

바닷사내들은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양수에서 죽는다.

 

그래도 강간은 하지 말자. 나쁜 짓이니까. 

 

의식의 흐름대로 썼다.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안다. 

 

근데 어차피 안 읽을 거잖아. 한국인 평균 독서량 연간 한 권이잖아 ㅡㅡ

 

왜 화가 났냐고? 화 안났다. 술 취해서 그렇다. 

 

리뷰 마친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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