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B.C 570~495)
전 포스팅에서 밀레토스 학파는 자연철학자이자 환원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세상의 근원을 하나로 보는 입장)
피타고라스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 양반은 어떤 물질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것(추상적인 것)을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다.
배경
이 양반은 수학자와 철학자라는 타이틀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러셀이 말한 것처럼 그보다 더 유명한 것은 피타고라스 학파라는 컬트 종교의 교주였다는 점이다.
뭐 작은 종교단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규모가 큰 종교단체 였단다.
게다가 굉장히 신비주의적이었고 폐쇄적이었으며 규율도 상당히 엄격했다고 한다.
제자가 루트2를 발견해서 죽인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사실 이 형님도 원래는 밀레토스 학파에서 공부하던 사람이었다.
다만 이집트로 유학을 떠나면서 어떤 신비사상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종교를 만들고 엇나갔다고 혹자들은 얘기한다.
배경은 이까지만 알아두자.
고라스 형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이미 죽은 사람이다.
죽은 사람 과거를 들춰봐야 재미가 없다.
피타고라스의 사상
지금 까지처럼 한 문장으로 선 요약하고 가겠다.
피라고라스의 사상은 간단하다.
[세상을 이루는 근원은 '수'] 라는 게 그의 사상이다.
앞선 밀레토스 학파를 보자.
어찌됐든 세상을 이루는 근원은 무한한 것이어야 했다.
그래서 얼핏 무한해 보이는 물, 불, 공기 등등을 세상의 가장 근원 물질로 지정한 것 아니겠는가.
수 또한 무한성에 잘 들어 맞는다.
게다가 고라스 형님이 보기에 세상을 설명하는 데에도 수 만한 것이 없었다.
예를 들어 화성학의 모태가 되는 피타고라스 음계는 지극히 수학적이다.
현의 길이와 진동수의 관계로 음계를 만들고 음을 정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거문고 줄을 튕기거나 기타를 멋지게 연주할 수 있는 이유도 이 음계의 수학적 특성 덕이다.
또 수를 통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른 현상들 역시 딱 맞아 떨어지게 설명할 수도 있었다.
행성의 운동이나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같은 것들이다.
그래서 고라스 형님은 이런 수학적인 것들이야 말로 자연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다.
놀랍게도 지금 과학과 수학이 하고 있는 활동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여전히 피타고라스와 거의 같은 도구를 이용해 자연의 제 1원인을 찾아내려 애쓰고 있으니까.
서양 철학에서 피타고라스가 지니는 의미
이게 가장 중요하다.
피타고라스는 서양철학사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을 맨 처음 만들었다.
피타고라스는 수를 통해서 현실 세계와 이상 세계를 구분하고 나눴다.
얼핏 듣기로는 이게 뭔 개소린가 싶다. (대충 '이 뭔 개소리야?' 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이론상으로는 성립한다.
모두 중학교 수학 시간에 배웠을 테니 알 것이다.
하지만 그 공식이 성립하기 위해선 먼저 '완벽한' 직각 삼각형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뭐 지금이야 컴퓨터가 있다지만 그 시대에 그런 것이 있을리 만무하다.
따라서 아무리 정교한 작도를 한다고 해도 완벽한 직각 삼각형을 그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무조건 0.000000000000000001의 오차라도 발생한다.
게다가 선이라는 것은 사실 정의상 부피가 없다. 점이 모인 거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
결국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개념 속에서만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왜? 현실의 직각 삼각형은 불완전하고, 개념속의 직각 삼각형만이 완벽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생각이 육신의 세계와 영혼의 세계의 분리라는 개념을 창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방법론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이원론적 사고 방식이 후에 서양철학사를 지배하는 이데아론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원론적 사고 - 어떤 것을 두 개로 나누어 사고하는 것, 이 경우에는 세계를 육신의 세계와 정신의 세계로 나눔
감각의 세계와 이상의 세계 라고 해도 좋고, 부르는 방법은 여러가지)
아는 척 하기
그의 철학적 업적은 이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블로그의 이름대로 우리는 아는 척 할 지식이 필요하다.
위의 얘기도 물론 재미있지만 아는척 할때는 주로 야설이나 야사를 이야기 하는 게 좋다.
거기에 자신의 견해도 덧붙이면 상당히 그럴듯해 보이기 마련이다.
물론 쓰잘데기 없는 지식일수도 있다. 그러니 읽을 사람만 읽자.
피타고라스가 주장한 것 중에 황금비 라는 것이 있다.
흔히 1:1.618로 말해지는 이 비율은 피타고라스가 가장 아름답고 안정적이라고 여긴 비율인데
피라미드, 파르테논 신전, 비너스 조각상들이 이 황금비로 만들어졌다고 하며
현대에는 신용카드나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A4용지가 있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으로는 억지다.
실제로 신용카드는(1:1.56), A4용지(1:1.414)이고 신전이나 비너스상도 , 그리고 애플 로고도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으니까.
뭐 전부 각설하고 내가 이 황금비라는 말을 처음 봤을 때 집중한 것은 '아름다움'이었다.
1:1.618이라는 비율이 정확하게 맞건 맞지 않건 나는 이 비율을 보면 분명 어떤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안정감과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의 신체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인체를 그릴 때 배꼽을 기준으로 상하체를 1:1.6 정도로 그리면 대충 예쁜 몸이 나온다.
얼굴도 마찬가지다.
코를 기준으로 하관과 이마의 비율이 황금비면 왠지 안정돼 보인다.
그러니까 내 생각은 이렇다.
인간의 미의 기준이란 보통 이성에 대해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 가장 근원적인 것. 즉 본능이다.
그리고 이성에게 느낀 그 감정이 고스란히 다른 사물들에게서도 느껴졌기에 황금비라는 개념이 생긴게 아닐까.
더 나아가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내부로부터 나오는 것인지 혹은 외부의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 생각해볼수도 있다.
다만 그것은 미학의 영역이고 할 얘기도 너무 많아지므로 생략하겠다.
나중에 미학도 다뤄보고 싶기는 하다. 몇 개 알고 있기도 하고
피타고라스에서 데카르트 스피노자 로크 흄 칸트 헤겔, 현대에서는 발터 벤야민 레비나스 들뢰즈에 이르기까지의 미학들.
뭐 저것들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철학사를 대강 짚어보고...
주요 철학 사상들에 대한 설명도 하면서...
영화 드라마 애니 책에 관한 리뷰도 하면서...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해보겠다. (안하겠다는 말 ㅋ)
포스팅은 여기까지.
피타고라스는 비중 있는 인물이니 만큼 따로 한 페이지로 다뤘다.
물론 그 사상이 너무 복잡하고 방대한 사람들 (칸트나 헤겔이나...)은 한 페이지로 다루기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쉽게, 다 생략하고서 포스팅 한 개로 끝내보려고 한다.
어차피 전공자는 내 블로그를 보지도 않을테고 일반인이면 술자리에서 떠들 정도의 지식만 알면 될 것 아닌가.
끝-
3줄 요약
1. 피타고라스는 '수'가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한 사람이었다.
2. 수로 자연현상을 설명할 수도 있고 완벽한 상상의 세계에서도 수가 정확히 작용하기 때문이다.
3. 현실과 이상의 세계를 나눈 그 이분법은 후에 몇 천년 동안 서양 철학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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