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전 포스팅에서 대강 배경을 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조금 자세한 내용을 다뤄보자
다시 한 번 짚자면 나는 철학을 시대 별로 크게 네 단계로 나눴다.
(자연철학) - 고대 - 중세 - 근대 - 현대 가 그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아볼 것은 자연철학이란 무엇이고 어떤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했느냐~ 이다.
뭐든지 시작부터 알고 가는 게 좋다.
그래야 아는 척 하기 좋으니까.
맥주를 마실 때 주변 사람이 에일과 라거의 차이가 뭔지 궁금해한다고 치자.
그럴때 당당하게 에일과 라거의 차이를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뿌듯하겠는가.
누군가는 지적 허영심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뭐? 지적 허영심이야 말로 배우려는 원동력이다.
허영심도 없는 사람은 평생 무언가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가지지 못한다.
잡설이 길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
전 포스팅에서 (https://gongja.tistory.com/14)나는 자연현상을 신으로 설명하지 않고 고찰과 사유, 즉 이성을 통해 설명하려고 했던 철학자들이 있다고 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밀레토스 학파이며 철학의 시초이다.
시대적 배경
전 포스팅에서 썼던 지도다.
이 지도를 보면 고대 그리스는 지중해 연안에 고루 폴리스들이 있었다.
따라서 이들 사이에 무역이 활발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숙어가 있지 않은가 실제로 그러했다.
지중해는 그야말로 대륙 사이에 있는 큰 운하 같은 느낌의 바다다.
그 사이 항로가 짧기 때문에 이른 시기부터 무역이 아주 성행했다. (대항해시대 게임 해보신 분들은 쉽게 알 듯)
무역이 성행했다는 말은 곧 부유했다는 말과 거의 일맥상통한다.
쉽게 말하자면 먹고 살만하니까 철학이 꽃을 피웠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까지만 알고 가자. 너무 깊은 건 블로그와 맞지 않는다.
시대적 배경을 모두 짚고 정치적 관계를 모두 짚으면 물론 나는 재밌기야 하다.
다만 내가 추구하는 딜레탕트의 자세와는 맞지 않으므로 전부 생략한다.
하지만 대충 이 정도의 배경 설명은 앞으로도 쭉 하도록 노력해보겠당. ㅎㅎ
밀레토스 학파
밀레토스 사람들은 부유했따. 그래서 그 지방에서 철학 사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탄생했따~!
흔히 이 시기의 철학자들을 우리는 자연철학자, 혹은 환원주의자라 부른다.
왜냐하면 이들은 세상을 어떤 한 가지의 재료, 혹은 방식으로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이당.
환원주의란 쉽게 말해서 어떤 복잡한 것을 잘게 분해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아주 복잡한 시계를 분해하고 분해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환원주의자라면 전부 분리된 시계를 보고 "시계는 아주 작은 철제 조형물로 이루어져 있다." 라고 말 할 것이다.
이 예시에서 시계를 지구로 바꿔보아라. 그것이 환원주의다.
밀레토스 학파는 세상을 변덕스러운 신의 농간이 아닌 더 근본적이고 물질적인 것으로 해석하려고 했당.
부유하고 똑똑한 인간들은 이제 더 이상 신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리라.
이까지 죽 읽었다면 이제부터 나올 사람들이 왜 얼핏 보기에는 허황돼 보이는 주장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대상으로 왜 그것이 필요했는지도.
그렇다. 먹고 살만해 지니까 오만해진 것이당.
인간이 뭐든 할 수 있는데 신이 왜 필요하겠는강.
아무튼 이 밀레토스 학파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그 유명한 탈레스다.
탈레스(B.C 625~546)
탈레스에 대해 적자면 일단 그 출생과 성장 배경과 대표적인 주장과 온갖 것들을 알아야 겠지만
내 블로그 명이 뭔가.
아는척하기 딱 좋을 정도의 지식이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주저리 주저리 적고 싶지는 않다.
때문에 현대인들을 위해서 한 줄 선 요약부터 갈기겠다.
[탈레스는 물이 세상을 이루는 근원이라고 생각한 사람이다.]
앞서 환원주의자, 즉 자연 철학자들은 세상이 한 가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라 했다.
탈레스는 그것을 물로 봤다.
탈레스는 모든 것은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구도 물 위에 떠있다고 주장했다.
얼핏 들으면 무슨 개소리인가 싶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
생각해보면 물은 액체이면서 고체도 되고 기체도 되고, 또 없으면 안될 중요한 자원이면서 지중해에서 가장 많이 접했을 사물이다.
탈레스는 이게 끝이다. 깊게 파고들어도 별 거 없다.
이 정도만 알고 가자.
여담으로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소크라테스가 아닌 탈레스가 한 말이라는 썰이 있기는 하다.
아낙시만드로스(B.C 610~546)
이 친구는 탈레스의 제자였다.
탈레스가 저서를 남기지 않았던 것과는 다르게 아낙시만드로스는 꽤 논문을 집필했기에 자료가 웬만큼 남아 있다.
탈레스와 마찬가지로 이 양반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렇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아페이론(apeiron)이 세상을 이루는 근원이라고 생각한 사람이다.]
이제 이 페이지를 닫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따.
왜냐? 탈레스가 말하는 '물'이야 당연히 모두가 아는 사물이지만 아페이론(apeiron)이라는 낯선 단어가 등장해서 그렇다.
영어 병기까지 하니까 더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앞으로 쓸 모든 포스팅에서는 아마 이런 단어들이 계속해서 쏟아질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철학자라고 하는 사람들마다 자신의 생각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단어가 없을 때마다 단어를 새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런 단어들이 생기고 조합되는 과정 때문에 철학이 더 전문적인 분야가 되고, 알 수 없는 것이 되며, 흔히들 말하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단어들을 정말 최대한 쉽게 풀어서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래서 아페이론(apeiron)이 무엇일까?
뭔데 아낙시만드로스 이 새끼가 세상이 이걸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을까?
간단히 말해서 아페이론은 아주 작은 유리구슬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 유리구슬 안에는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들의 기초 재료가 담겨 있다.
이 유리구슬이 이렇게 변하고 저렇게 변하면서 세상의 재료가 된다는 말이다.
지금 개념으로 생각하면 '에너지' 정도로 생각하면 편할 수 있다.
여담으로 아낙시만드로스는 탈레스의 제자이긴 하지만 그의 이론을 차용하지는 않았다.
아페이론이라는 개념을 만든 이유도 세상의 근원이 '물'이라면 완전히 반대되는 '불' 같은 것들이 물에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또 무언가 하나가 근원이라면 그 근원은 "무한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왜 why?
무한하지 않은 것이 세상의 근원이라면, 결국 근원이 말라버리면 세상도 끝장 나버리니까.
다음 인물을 알아보자. araboja.
아낙시메네스(B.C 585-525)
아낙시만드로스의 친구였다는데 나이차가 꽤 있는데 어떻게 친구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고대 그리스에서는 어린 남자를 애인으로 두는 일이 많았는데... 생략)
아무튼 아낙시메네스는 친구 아낙시만드로스의 이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낙시만드로스가 주장한 아페이론(apeiron)은 너무 모호한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양반은 이렇게 주장했따.
[세상을 이루는 근원은 공기다.]
추측해보자면 공기라는 것은 세계에 "무한히 존재"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건 앞의 아낙시만드로스의 주장과 비슷하다.
근원이 무한성을 띄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렇다. 아무튼 공기는 무한히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공기는 끊임 없이 운동하고, 물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끊임 없이 들이 마시는 구체적이고 감각 가능한 것이다.
조금 재미있는 점이 있다.
아낙시만드로스가 모호하게 "아페이론이 어떻게 저떻게 되면 세상의 만물이 된다구요!" 라고 한 것과 달리 아낙시메네스는 그래도 어느 정도 설명을 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공기가 희박해지면 온기를 불러들여 불이되고, 공기가 수축하면 바람이 된다.
거기서 더 수축하면 물, 최대로 수축되면 땅과 암석이 된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내 생각에 이것 역시 그럴듯하다.
아무튼 지구의 단단한 암석들은 별을 타고 대기로 전달된 것들이다.
그러니까 다시 원래대로 잘 압축하면 암석이 될 수도?
여기까지 하자.
더 알아봤자 머리만 아프다.
우리는 지금까지 철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밀레토스 학파의 대표 주자 3명을 만나봤다.
틀린게 있으면 지적해도 괜찮다. (물론 답변은 내 마음)
보충할 내용이 있으면 댓글에 적어주면 고맙겠다. (물론 보충 할지말지는 내 마음)
더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질문해라.
물론 대답할지 말지는..
3줄 요약
1. 밀레토스 학파는 어떤 큰 성취 때문이라기 보다 최초의 철학적 시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2. 그들은 일원론자, 환원론자이다(세상이 근원적인 어떤 하나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상)
3. 탈레스는 물 , 아낙시만드로스는 아페이론(apeiron) , 아낙시메네스는 공기가 근원이라 주장했다.
내가 보기에 이 정도면 밀레토스 학파에 대해선 충분히 아는 척 할 수 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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