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척척이 여러분.
이번에 포스팅 해 볼 영화는 노웨어다.
나는 보통 1위 했던 영화나 애니, 소설 같은 건 일단 챙겨 보는 편이다.
1위가 되는 건 쉽지 않다.
어떤 장르건 1위를 했다는 건 그만큼의 매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아무튼 이 작품도 넷플릭스 공개 당시 58개국 1위를 했다길래 호다닥 봤다.
역시 오늘도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나 카스틸로는 가슴이 참 예쁜 배우다.
뭐랄까, 사실 기억에 남는 게 그것 밖에 없다.
그래서 포스팅 제목도 저렇게 썼다.
오해할까봐 말하자면 나는 성욕에 굶주린 인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말 가슴 밖에 기억에 남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건... 솔직히 말해 평작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 그런 영화라서...
왜 그렇게 느꼈는지 본격적으로 말해 보겠다.
당연히 오늘도 잡설부터.
사실 나는 생존물에 환장하는 성격이다.
어딘가 갇히고, 표류하고... 하여튼 생존에 관련된 만화, 애니, 책, 영화는 정말 볼 만큼 다 봤다고 자부한다.
(참고로 생존물이 낯선 분은 아이 엠 히어로 추천한다. 만화책으로 보면 좋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선 조금 깐깐해진다.
일반적으로 나는 창작물을 대할 때 흔히 말하는 흐린 눈 을 뜬 채 감상하곤 한다.
예컨대 시대적 배경이 현대라고 해서 일일이 현실 고증이나 핍진성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차피 독자는 창작물 속 세계가 허구라는 것을 알고 보는 것이다.
괜히 눈 시퍼렇게 뜨고 깐깐하게 굴다 보면 작품에 대한 몰입도도 떨어지고, 또 몰입도가 떨어지는 만큼 재미도 덜 느끼게 될 확률이 높다.
근데 이 작품은 뭐랄까... 도저히 흐린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랄까.
개인적으로 남이 만든 창작물을 비평하는 건 꺼려지지만, 리뷰가 호평만 있을 순 없으니까 적어 보겠다.
먼저 이 영화의 소개글에 적힌 전체주의 국가에서 왜 도망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유일한 희망이 아일랜드인 이유도 모르겠다.
인구 과잉이나 식량 부족이라는 설명은 그리 와닿지 않는다.
왜 그 두 가지가 이유인데 다른 국가로의 도피를 막는 거지?
왜 다죽여?
????
아니 뭐, 여기까진 사실 괜찮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결국 컨테이너에서 표류하는 내용이니까.
애초에 영화 시작부터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구구절절 늘어 놓는 건 재미가 없다.
그래, 그러니까 패스해도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안 할거면서, 왜 총 러닝타임 1시간 40분 중 표류 과정을 설명하는 앞부분에 40분을 썼을까... 하는 의문은 생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은 플롯이 너무 단순하다.
아주 정통적인 아크 플롯으로 밀고 나가는 작품이고, 표지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는 작품이다.
조금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사실 생존 스릴러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인 것 같다.
하나도 꼬으지 않았기에 생존에 문제가 될 만한 큰 방해 요소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밋밋하다.
내가 보기에 중간에 뜬금없이 등장한 고래는 아마 작가도 이런 점을 의식하고서 억지로 집어 넣은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엥? 하는 심정으로 몰입감이 더 떨어졌다.
물론 생존 과정에 조명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다고 해서 주인공의 내면 묘사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생존물 중 가장 유명한 영화일 캐스트 어웨이에서는 방해 요소가 적은 대신, 주인공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
이 영화는 둘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조명하지 않는다.
앞에 40분 동안 표류하는 과정을 다룰 게 아니라, 플롯이나 연출을 꼬아서 생존에 대한 재미를 더 다루는 게 좋았을 것 같다.
사실 영화의 목적은 그냥 눈에 보일 정도로 선하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모성애에 대한 예찬이다.
하지만 정말로 그게 다다.
그 하나의 주제에 천착해서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런데 약간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선 이 영화에는 메타포가 참 많다.
스니커즈라든가, 출산 장면에서 바를 잡고 있다든가, 혹은 컨테이너 자체가 자궁을 상징한다든가...
대강 떠오르는 것만 적었는데 아무튼 훨씬 많았다.
작중에서도 나오지만, 감독은 아마 부모와 자식이란 일방적인, 그러니까 시혜적인 관계가 아니라 쌍방이 성장하는 관계라는 걸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럼 주인공은 왜 첫출산 때는 느끼지 못했던 걸까.
소설을 읽다 보면 종종 접하게 되는 단어 중에 작가 편의주의 전개 라는 것이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작가가 작품을 쓰기 쉽게 웬만한 것들은 대강대강 넘겨버린다는 말이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것을 떠올리면 좋다.
어떤 심화된 갈등이 있어도 신이 딱-! 나타나서 한 순간에 해결해주면 작가 입장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작품이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몰입을 하려 해도 중간중간 너무 개연성이 무너져 있어서 정신이 번뜩번뜩 든다.
재난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몰입인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결국 내가 포스팅 제목에 적은 게 정말로 전부다.
기억에 남는 건 안나 카스틸로의 예쁜 가슴 밖에 없다.
열연한 배우에겐 박수를 보낸다.
그보다 이 정도로 혹평을 해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58개국 1위 재난물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이 실망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감독님 파이팅.
노웨어(Nowhere) ★☆
배우는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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