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뭔데?
한국 사회에서는 '철학' 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 현상이 언어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일단 도대체 이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다음은 네이버 어학사전에 나와 있는 철학의 두 가지 정의다.
철학 (哲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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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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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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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그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살아간다.
보통 철학을 혐오하거나 소위 '개똥철학' 운운 하는 사람들은 두번 째 정의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경우 당연히 반발감이 생긴다.
워렌버핏이 주식 강의를 하거나 제프 베이조스가 사업에 관해 연설을 한다면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듣겠지만,
평소 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인간들이 하는 실없는 인생 조언따위는 귀담아 듣고 싶지 않은 게 인간의 당연한 심리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두번 째 정의도 엄연하게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뭐, 이미 정의되어 있으니 내가 어떻게 생각하던 실제로 쓰일 수 있는 단어기도 하고.
사실 두 정의는 그렇게 반대급부에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플라톤이니 니체니 데카르트니 헤겔이니...
그런 사상들도 결국 따지고 보면 한 개인의 생각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똥철학과 달리 위에 언급한 사람들의 사상은 크게 다른 점이 두 가지 정도가 있다.
먼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것.
다음으로는 시대를 관통하거나, 혹은 시대를 풍미했다는 점이다.
이 관점에 대해서는 차차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그 전에 우선 내가 생각하는 철학의 의의를 짚고 넘어가겠다.
- 명사 1.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아마 이 첫번 째 정의를 보고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일단 근본 원리, 삶의 본질, 인식, 존재, 가치...등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단어가 많아서 그렇다.
나는 단순하게 이것을 '논리적인 망상'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하겠다.
철학자들이 돌을 던질지도 모르겠지만. 뭐 어쩌라고, 내가 정의하겠다는데.
철학을 알면 뭐가 좋은데?
여기에 대해선 정말 많은, 또 각양각색의 답변이 있을 것 같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두괄식으로 말하자면 알면 재밌다. 그냥 그게 다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철학사나 철학적 지식이 재밌다기 보다, 그것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게 즐거워진다.
뭐 구구절절 말하자면 다른 여러 이유들이 수십 가지를 댈 수 있을 것이다.
철학의 어려운 용어들을 사용하면 권위가 있어보인다거나, 논리적이고 똑똑해진다거나, 역사를 알 수 있다거나...
하지만 내가 보기엔 다 쓰잘데기 없는 이유다.
재미 없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직장을 다니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지 결코 일이 재밌어서는 아니다.
하지만 쉬는 날 넷플릭스를 보는 이유는 재밌어서이다.
애니를 보는 것도 재밌어서이고,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는 것도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재미 추구는 그냥 내 인생 모토다.)
철학을 알게 되면 세상을 재밌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철학을 알고 나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혹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던 깊은 부분까지 고찰해보는 일 자체가 더없이 재밌어진다.
밤하늘은 왜 어두운지.
신이 존재한다면 왜 세상에는 나쁜놈들이 넘치는지.
사람에겐 영혼이 있는지 등등.
더불어 자신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철학이 재밌는 이유 중 한 가지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내가 왜 저 사람을 좋아하는지.
내가 왜 그런 행동을 싫어하는지.
애초에 철학이란 과학 종교 예술 심리학 등 거의 모든 분야가 합쳐져 있는 분야다.
그러니 그야말로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해석'을 시대별로 쭉 훑어볼 수도 있고, 더불어 내가 해석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철학의 주요한 몇 가지 관점만 알고 있어도 세상을 훨씬 깊고 심도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철학사 정리는 왜 하는데?
주제에서 약간 벗어난 얘기지만 이건 필자의 과거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나에겐 어렸을 때부터 열중하던 취미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목욕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색에 빠지는 것이다.
영민한 사람들은 이 대목을 보고서 금방 눈치챘겠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목욕하는 와중에 사색에 잠기는 일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세간에서 생산적인 활동이라는 평을 받기에는 영 어려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관념적인 철학자들이 그래왔고. 또 대중 앞에서 웅변을 펼치는 사기꾼들이 그래왔듯이 말이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일기장에 쓰면 일기이지만 그것을 엮어 투고하면 수필이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그렇다면 왜 굳이 첫 글을 굳이 철학사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나는 예전부터 반항심이 심한 아이였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반항이라기 보다는 세상에 대한 당연한 고찰이었을 확률이 크다.
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왜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되는지. 왜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이런 사소한 것들에 대한 질문은 아마 그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반항적인 질문처럼 여겨졌을 테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그럴듯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전을 읽던 와중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도 내가 동질감을 느낀 그들은 대부분 철학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내 고찰이나 혹은 망상이라고 불러야 할 것들은 대부분 철학이라는 카테고리 아래에 있는 것들이었다.
또 내가 던졌던 질문에 대해서도 이미 몇 세기 전부터 치열한 논박이 있어왔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나는 철학에 빠지게 됐다.
물론 전공자도 아니고 깊게 공부한 것도 아닌 취미 수준이다.
그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얘기를 나누고 싶기도 하다.
사실 나는 인간이 타인과 대화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이 상호간의 정서적 교감일거라 거의 확신한다.
결론적으로 그냥 나랑 같은 취미인 사람들이랑 교감하고 싶어서 쓴다는 말을 줄줄 늘어 놓은 것 뿐이다.
글을 쓰느라 스트레스를 받기도 싫기 때문에 쓰고 싶을 때만 쓸 작정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들 중에는 내 게으름에 대한 채찍질이라는 의미도 있고,
또 스스로 공부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열심히 써 볼 생각이다.
굳이 철학사를 정리하는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상세히 밝힌다.
블로그는 반말과 경어를 적절히 섞어서 쓸 예정이다.
잡설이 길었다. 첫 포스팅 끝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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