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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소년시대 1~6화 - 착각물의 정석

by 공자- 202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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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척척이들. 

 

오늘도 본격적인 리뷰 전에 잡잡설(오타 아님. 잡설 전의 잡설이라는 뜻)부터.

 

사실 나는 완결이 나지 않은 작품은 웬만해선 보지 않는다.

 

중간에 몰입이 끊기기 때문이다.

 

근데 소년시대는 봤다.

 

쇼츠에서 나온 장면이 너무 재밌어 보여서, 손을 대고 말았다.

 

그래서 다음화 언제 나오냐? 시발.


잡설 시작.

 

나는 창작물의 여러 중요한 점들 중에 몰입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어? 몰입하니까 갑자기 기억나는 일화가 하나 있다.

 

내 블로그에서 내 썰을 풀면 안될 이유가 없으니까 바로 푼다.

 

내 학창 시절엔 대여점이 꽤 흔했다.

 

가격이 한 권에 100원에서 200원 사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취미가 독서였기에 용돈의 대부분을 이 대여점에 쏟아 부었다.

 

만화책, 문학, 판타지, 비디오까지 가리지 않고 전부 재밌게 보던 시절이다.

(지금은 순수하게 즐길 수 없다는 사실에 갑자기 슬퍼진다. 하지만 각설하고.)

 

아무튼 그 날도 주인장은 어김없이 하교 길에 10권 정도 책을 빌려 집으로 돌아갔다.

 

참고로 그때 빌린 작품은, 알 사람은 다 아는 작품.

 

'반항하지마' 였다.

그립읍니다. 영길 센세.

 

읽다 보니 어느새 밤이됐고, 내 손에 들린 건 빌렸던 마지막 권이었다.

 

정신을 차린 순간, 나는 미친놈처럼 대여점을 향해 뛰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살면서 그때 만큼 순수한 목적으로 미친듯이 뛰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다음 권을 더 빨리 읽고 싶어서 밤 11시에 무려 30분 거리를 정신없이 뛰었다.

 

이 정도면 순수하고 귀여운 목적이 아닐까. ㅇㅈ? ㅇㅇㅈ

 

뒷일을 말하자면, 대여점에서 마지막 권까지 전부 빌렸고, 다 읽은 후에 몇 주 동안 후유증에 시달렸었다.

 

굳이 왜 이 일화를 꺼냈냐면, 그만큼 창작에서 몰입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내가 글을 잘 못 쓰는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독자의 입장에서 몰입이 중요한 만큼, 나는 작가의 입장에서도 몰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글을 한 호흡에 쓰려고 노력한다.

 

단편을 한 번에 주욱 써내려가는 것과, 하루에 3000자씩 쌓아가는 것은 티가 난다.

 

작가의 호흡이 깨졌다는 게 그냥 눈에 확 들어온다.

 

인간의 생각은 어쨌든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니까.

 

할 말은 많지만 오늘의 잡설은 여기까지.

 

결국 몰입이 중요하고, 그래서 한 주에 한 편씩 나오거나, 하루에 한 편씩 나오는 드라마나 웹소설 같은 걸 잘 못본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잠깐만, 근데 소년시대 리뷰하면서 GTO를 꺼낸다?

 

어쩌면, 혹시 나... 사실 학원 깽판물을 좋아하고 있는 걸지도?

 

개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리뷰하겠다.

 

드라마 보면서 내내 드는 생각. '강혜원이 이렇게 예뻤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건 착각물이다.

 

아마 착각물이라는 용어 자체를 처음 들어본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주변에서 착각 당하는 상황에서 재미를 뽑아내는 장르다.

 

작품으로 예를 들자면,

 

애니에선 오늘부터 우리는 그리고 엔젤전설이나, 혹은 흔히 알고 있을 넷플릭스의 스파이 패밀리가 있다.

 

웹툰이면 폭풍의 전학생 정도.

 

웹소설에선 전지적 1인칭 시점이나, 최근에 연재를 시작한 노벨피아의 나만 유령이 안보임(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작가님 ^^) 정도.

 

드라마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영화는 굳이 꼽자면 또 왠지 이 드라마의 모티브가 됐을 것만 같은 '바람'이 있겠다.

 

하나 더 꼽자면 키사라기 미키짱 정도?

 

오해할까봐 말하는데, 물론 착각물적인 요소는 창작물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쓰인다.

 

그만큼 재미를 뽑기 쉬운 장르니까.

 

다만 그 착각물적인 재미를 메인으로 플롯이 구성된 것만 꼽자면, 위에 언급한 것들이 대표적일 것 같다.

 

 

결론만 말하자면 재밌게 봤다.

 

착각물이란 장르 자체의 재미 요소도 정말 잘 뽑아냈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특히 임시완이 이런 종류의 연기도 잘하는 배우인지 몰랐다.

 

미생에서도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작품으로 임시완이라는 배우의 재발견을 한 것 같아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그보다 이건 사실 재미없을 수가 없는 요소들만 모아 놓은 작품이다.

 

찌질한 학창 생활, 갑자기 학교 우두머리가 되는 주인공, 여러 유쾌한 폭력 장면들.(폭력이 유쾌하다는 말은 아님. 그렇게 독해했으면 반성.)

 

예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풋풋한 권력 다툼, 폭력, 사랑, 그 시절의 향수, 우정.

 

그리고 그 모든 요소들이 착각물이라는 장르에 버무려지면서 오는 시너지.

 

그래서 재밌다.

 

그런데 가끔 세상 다 산 것 같은 냉소적인 비평가들은, 이런 작품에 '유치하다'는 평가를 내리곤 한다.

 

이 포스팅을 보는 척척이들 중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치하다고 비평하는 사람이야말로 더럽게 유치한 놈이다.

 

주인장 화남

 

솔직하게 말하면 그런 식의 비평을 들을 때마다 짜증이 솟구친다.

 

단언하건대 그렇게 장르를 나누고, 작가주의 작품을 따로 분류하고, 예술의 순수성을 가려내기 위해 혈안된 놈들은 전부 편협한 놈들이다.

 

왜 편협하냐면 그런 놈들은 감정조차 급을 나누기 때문이다.

 

즐거움, 유쾌함, 슬픔, 분노, 공허함, 어리광부리고 싶은 마음, 누군가 위로해 줬으면 하는 마음, 허탈함 등등...

 

그 빌어먹을 자식들은 분명히 이런 감정들 중 어떤 것은 숭고하고, 어떤 것은 천박하다는 기준이 있다.

(주인장 화 난 거 아님.)

 

이 드라마는 물론 유치하다.

 

근데 그래서 뭐? 

 

유치한 것은 유치한 것만의 매력이 있다. 

 

예술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창작물이 유치한지 아닌지로 따질 수 없다.

 

그럼 뭘로 따져야 하느냐!?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예전 포스팅으로 대체한다. (https://gongja.tistory.com/37 여기 보물을 숨겨 놨다.)

 

 

다시 작품 얘기로 돌아가자면, 작품에서 감독이나 각본가들이 고민한 흔적이 참 많이 엿보였던 것 같다.

 

흔히 머리 비우고 보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어울리는 작품들이 있다.

 

이 소년시대도 그런 작품 중 하나다.

 

하지만 실제로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작품을 직접 만들어 내기란 정말 지난한 일이다.

 

예컨대 이 작품에서 농고와 공고가 전쟁할 때 붙는 나레이션이나,

 

백호를 만나거나 주인공이 혼자 있을 때 계속 중얼거리는 혼잣말.

 

극중 박지영의 대놓고 드러나는 태도와 표정.

 

극중 선화의 그 전형적인 여자여자한 분위기. 

 

그 모든 것들이 정말 한없이 직관적이다.

 

내가 느끼기엔 '시청자 너네 어차피 멍청해서 이해 못하니까, 직접 다 설명해줄게, 그러니까 머리 비우고 그냥 봐'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나쁜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칭찬에 가깝다.

 

시청자나 독자가 머리를 비우고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창작자 입장에서 몇 배는 더 머리를 써야 한다는 걸 나는 안다.

 

참고로 그래서 내가 철학자들을 싫어하며, 그들의 책을 추앙하는 독자들을 싫어한다.

 

철학자들은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으며, 그것이 일종의 권위라고 생각하기 때문...

 

이라는 사유는 또 다음 기회에 풀어 놓겠다.

 

특히 철학사에서 니체를 다루게 될 때쯤 본격적으로 얘기해 보겠다.

 

 

어, 결론을 몇 번 내리는 건지 모르겠다.

 

결론은 재밌으니까 그냥 보면 된다.

 

퇴근 길에 4캔에 만원하는 편의점 맥주를 까며, 느긋하게 머리를 비우고 보면, 한 시간 정도 행복해질 그런 드라마다.

 

근데 몇 편이 끝일지는 모르겠는데, 앞으로의 전개가 벌써부터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웹툰 중에선 약한 영웅, 영화 중에선 바람, 애니 중에선 오늘부터 우리는 같은 작품들이 짬뽕이 된 느낌이랄까...

 

오마쥬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뭔가 그런 알 수 없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하긴 착각물이란 장르가 워낙 정형화된 장르라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음, 쓰다 보니 포스팅이 또 길어졌다.

 

마지막으로,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가능하면 포스팅을 한 호흡에 쓰려고, 또 최대한 가독성 좋게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일부러 단문으로, 또 띄어쓰기와 이미지를 더럽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갑자기 이 얘기를 왜 하느냐?

 

척척이들 중에 이걸 느낀 사람이 있으면 기쁠 것 같아서 그냥 얘기해 봤다.ㅠㅠ

 

아무튼 끗-

 

 

소년시대 ★★★☆

 

한줄 평

장병태는 잘생겼고, 강선화는 예쁘고, 박지영은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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